본문 바로가기

영어공부법

전문직처럼 영어하는 법

일단 이 글은 영어 중급 이상을 위한 글이며 영어 잘하는 법이 아닙니다. 꼼수로 필요한 영어만 채워서 실무에 똑똑해 보이는 법입니다. 트위터에 적었는데 반응이 좋아 글로 쓰게 되어 기쁘군요. 생활영어, 학술(발표), 비즈니스로 나눠서 설명할게요.

 

1. 목표 설정

영어를 잘하고 싶다, 라고 했을 때 눈앞에 어떤 모습이 그려지나요? 자신있게 발표하거나 친구들과 웃으며 농담을 던지는 구체적인 그림이 있을 거에요. 영어를 잘한다는 막연한 목표보다, 그런 목표를 찾으세요. 하다 못해 멋있고 우아하게 영어하고 싶다 이것도 목표에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

 

2. 따라할 사람/컨텐츠 설정

해야 하거든요. 생각해봅시다. 전 학원선생님 경험이 있어요. 그런데 맨 처음 면접 볼 때 어떻게 했을까요? 학원에 학생으로 다니면서 만나본 선생님들 중 잘 가르친다 하는 분들을 따라했어요. 한국인이 한국어로 한국인 가르친다 해도 학원을 단 한번도 안 간 사람이 과연 자연스럽게 가르칠 수 있을까요? 학원 선생님 특유의 말투 같은건 결국 많이 봐야 나옵니다. 이건 영어도 같아요. 괜히 영어 학원 가서 관심없는거 듣고 읽는데 의지력 쓰지 말고 지금 당장 따라할 사람을 찾으세요. 만약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걸 멋지게 하는 사람이면 팬심이 들거에요. 그럼 그 팬심을 거름으로 무조건 따라하세요. 유튜브 시대에 웬만한 건 정말 다 나옵니다. 닮고 싶은 사람을 찾으세요. 한국어 발표를 준비하려면 관련 주제 000 conference 치면 다 나오구요, 토론 잘하고 싶으면 토론 대회 검색해서 semifinal, final 찾으면 돼요. 위엄있게 영어 하고 싶으면 위엄있는 사람 연설 따라하면 되구요 우아하게 영어 하고 싶으면 우아하다고 소문난 배우 인터뷰 보면 되고 재밌고 싶으면 토크쇼 보면 돼요. 한국인도 갑자기 대통령처럼 말하라고 하면 못해요 모국어가 한국어여도 이영애 배우님처럼 우아하게 말하는 사람 없죠. 한국인도 다들 말 잘하는 분야가 달라요. 영어로 자기의 캐릭터를 구축하세요. 그러려면 보편적 영어 인풋 말고 내가 표현했으면 하는, 내가 되고 싶은 캐릭터의 영어 인풋을 늘리세요. 

 

3.  영어로 지식의 성을 쌓으세요. 

단어책도 좋지만, 어느정도 소통할 수 있고 문법을 아는 수준이면 자기가 써야하는 분야의 단어'만' 잘 알면 돼요. 여기서 꿀팁! 전문 용어를 그 분야의 문맥대로 배우고 싶으면 위키피디아를 이용하세요. 위키피디아에서 한국어로 원하는 분야 단어를 찾고, 언어 설정으로 가서 영어로 바꾸세요. 위키피디아가 좋은 점은 카테고리로 나눠서 각 개념의 관계를 명료하게 알려줘서, 보편적으로 쓸 수 있는 키워드를 많이 얻을 수 있어요. 만약 전공생이거나 경력이 있다면 내용으로 영어 단어 뜻을 유추할 수 있어서 더 빠르게 읽을 수 있을거에요. 여기서 줍줍하는 방법은, 내가 잘 아는 여러 개념의 연계성을 어떤 표현으로 설명하는지 주의깊게 보세요. 예를 들어, 제가 새박사에요. 그럼 병아리를 위키피디아에 치면 "병아리는 새과의 동물이다. 성장하면 닭이 된다" 여기서 "00은 00과의 동물이다," "성장하면 00이 된다" 이런 표현을 나중에 발표할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겠죠. 그냥 단어 드립다 외우지 마시고 전공 분야, 필요한 단어의 정의 보면서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익히시고 그 분야이다른 핵심 개념과 어떤 관계인지 그걸 어떻게 쓰는지 꼭 익히세요 보통 위키피디아 흥미있는 분야에서 이것 저것 링크 열다가 모르겠으면 한국어로 설정 바꿔서 보면 돼요. 

이게 왜 중요하냐면요, 내 분야 잘 알고, 그 개념들의 관계 잘 알고, 그걸 잘 설명할 수 있으면 영어 못해도 지식의 에센스는 전달 가능합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강의하다 터지는 촌철살인의 순간들도 지식에 대한 이해가 깊어서 명확하게 설명은 가능한데 언어능력이 딸려서 기발한 방식으로 어떻게든 표현해내서 그런거잖아요. 괜히 말주변 좋게 솰라솰라 잘할 필요 없다는 거죠. 관계성 설명할 때 쓰이는 표현들은 사실 다 비슷하죠. 각자 표현들을 다양하게 써볼게요. 읽지 않아도 내용 이해하는데 큰 차이는 없을 거에요.

- A하면 B해서 좋다/안좋다/중요하다. 

If people spend more money, the economy become better.

Increase in consumption is good for the economy.

Roaring economy always precedes a spike in consumption.

- A랑 B가 같다고/연관 있다고 많이들 생각하는데 아니다. A는 C, B는 D. 그래서 E가 다르다.

when people hear the words "increase in interest rates", they automatically think of bond markets, but that is not the case. 

Interest rates and bond markets are not as related as people think.

Interest rate is not as relevant to the bond market as it seems. 

... because the so-called interest rate represents the interest rate of a specific short-term bonds, unrelated to the bond market as we know it. 

 The relation between the interest rate and the bond market is nothing but a myth.

- A는 큰 연관/상관 없다 왜냐면 핵심 아이디어는 B/중요한 건 B이지 A가 아니다

The most important thing about this project is how fast and efficient the CPU works. That is why this team is not discussing the I/O devices. 

The crux of the problem lies on the performance of the CPU. The performance of I/O devices is not within the scope of this dicussion. 

We decided to streamline our subprojects to achieve the initial target of XYZ CPU performance, and the management has decided to delegate another task force on the I/O device matters. 

읽으면서 느끼셨겠지만 이런 관계성 설명은 배울수록 쓸모가 많은 대신 복잡도도 높아요. 하지만 간단한 언어로도 대화의 개요를 잘 짠다면 충분히 논리적으로 의미전달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정확한 의미전달을 위해 비즈니스는 주주서한, 회사 발표에서 챙기면 되고 학술분야는 토론이랑 학회에서 챙기면 됩니다.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의미전달할 때 가장 유의할 점은 원래 뜻한 바와 다르게 표현해 오해를 빚는 건데, 이 두가지 부분에서만 강약조절해도 큰 실수는 안할테니 이 점 유의하시고 분석하면 더 빠르게 원하는 표현을 얻을 수 있을거에요.

- 옳다 아니다, 좋다 나쁘다 (외 가치판단)

- 중요하다/해야 한다/꼭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4. 듣는 사람들 타겟팅

대학교 수업 들을 때 교수님이 "마오쩌둥은 마오이스트인가요?"라는 질문에 "예수는 크리스쳔인가요?"라는 대답을 하신 적 있어요. 오오오 쩐다 이런 분위기였는데 이것도 마오쩌둥 - 마오이즘, 예수 - 크리스쳔 관계를 아는 학생들이랑 그랬겠죠? 그 문화에만 통하는 아이디어는 분명 있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그 방에 있는 모두에게 잘 알려진 아이디어를 이용하면 의사소통에 분명 비교우위가 생겨요. 근데 그걸 굳이 동양 vs 서양, 서양인들 vs 나 지레짐작해서 선긋고 무서워해야할까요? 여러분이 영어를 하는건 결국 어떤 맥락에서 어떤 주제를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청자와 분명한! 공통점이 있어요. 오히려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그 공통점이 커져요. 영어권 국가에서 줄서있다가 뒤에 서있던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랑 대화할거 아니잖아요 결국 어떤 주제로 일을 하거나 학술교류를 하러 만나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 분야에서 자주 쓰는 개념을 쓰거나 보편적으로 인간이라면 자주 쓰는 개념을 사용하세요. 이건 2와 3을 잘 했으면 자동으로 우러나올 거에요. 나와 동족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상대는 맘을 열고 귀를 열어요. 그렇게 맥락을 풍부하게 공유하면 콩떡같이 말해도 찰떡까지 알아들을 확률이 높아집니자. 예를 들어 비유를 들 때 임팩트 있게 하려면 청자와 화자 다 아는 예시를 드세요. 예를 들어, 어린이 아니었던 사람 없잖아요 "애기는 A인데, 크면 B해진다 이것도 C (내가 설명하고자 하는 컨셉)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엄마가 A하면 B처럼 반응한다" 이런 비유를 쓰면 공감대 형성하는데 치트키처럼 쓰일 수 있죠. 분위기 좀 가라앉으면 이렇게 공감할 수 있는 비유를 써서 집중을 가져오는 방법도 있어요. 물론 TPO에 맞게 써야겠죠? 더 포멀한 자리에서도 업계에 통용되는 우스갯소리하면서 거기에 연결해서 뭔가를 설명하면 분위기도 좋아지고 라포도 형성되고 이해도 더 잘되죠. 2번 단계에서 이런거 모으고 계속 나오는 표현 모아서 쓰면 전형적인 00하는 사람 됩니다. 영어 못하면 통통 튀는것보다 예측가능한 포맷, 워딩에 안정적으로 묻어가는게 더 현명하다고 봅니다. 업계 표준을 향하는 영어를 하면 실수해도 물음표 백만개 혹은 너무 싸가지/경우 없어서 당황 이게 아니라 "아 A를 말하려다 B를 말했구나 ㅎㅎ 귀엽군" 이렇게 넘어가줍니다. 원어민의 어깨에 타서 영어하세요

 

5. 배운 표현 사용하기

이건 다들 아실텐데 가장 좋은 방법은 배운걸 많이 써먹는 건데요. 영어 온라인 커뮤니티 강력추천합니다. 레딧 ,링크드인 등등 뭐든 덕후들은 다 인터넷에 모이기 때문에 커뮤에서 고인물 될 무렵 그 분야 용어랑 밈은 다 섭렵해 있을 거에요. 어색하게 공통점 1도 없는 원어민에게 돈 주고 날씨 얘기하지 마시고 어떤 주제에 열정있어서 영어 어색한 사람 얘기도 들어주고 끼워주는 커뮤니티 찾아서 같이 놀면서 대화하는게 백배 낫습니다. 비즈니스 영어도 요새는 밋업 다 온라인이니까 무작정 들어가서 들어도 좋구요. 원어민도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워딩 어떻게 할지 고민 많이해요 how to write 000 letter at work 이런 식으로 구글링하거나 how can I tell my boss 000? 구글링 팁은 Site:http://reddit.com (최대 커뮤) site:http://quora.com(지식인) 끼우면 사이트 내 결과를 볼 수 있어요. 학술 발표는 그 분야 101(신입생 대상) 혹은 한 단계 낮은 수업 들으세요. 좋은 대학 온라인 강의가 요새는 널렸어요. 교수님이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주십니다.  신입생들이 본과 지식 공부할 때 우리는 영어를 냠냠합시다

 

6. 발표 잘해보이는 법

강약 조절!! 강약의 가장 기본은 순서입니다. Topic sentence 외워서 용건만 맨 처음 말하세요. 간판에 횟집, 치킨 두글자만 있어도 뭔지 알잖아요. 한 타래의 아이디어에서 간판 문장을 만들어서 빵야! 쏘세요. 이거 잘하려면 내가 왜 발표하는지, 내가 하는 말에 뭐가 제일 중요한지 완벽히 파악하고 듣는 사람 뇌에 다이렉트로 꽂아줘야 돼요. 키워드랑 토픽센텐스를 찰지게 만들고 거기 강점을 주고, 그걸 완벽히 이해한 티가 확확 나게 말하세요. 내가 말하려는게 왜 중요한지 설득시키면 영어 못해도 알아서 열심히 들어줄거에요. 토픽 센텐스가 중요한 이유는 계속 나옵니다. 중심 주제를 나타내기 때문에 지하철역으로 치면 신도림역, 강남역 같은 교통의 요지의 문장이에요. Q&A도 대부분 거기서 나와요. 뻘한 소리한다? The bottom line is (토픽센텐스) so it is a bit outside the scope of the discussion 이렇게 쳐내도 되고, 의미있는 반박 혹은 부가설명은 결국 topic sentence 컨셉을 짚어줘야만 합니다. 아무리 영어를 못해도 A is B. If A then C. A cannot be D. 이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이 A를 잘 꽂아두면 여기서 파생되는 개념도 관계성만 잡아주면 쉽고, 듣는 사람이 시작점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그 다음 나올 논리도 쉽게 이해합니다

 

원글 트위터 링크입니다